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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흩어지고 모이고
글쓴이 오영철 E-mail 번호 438
날짜 2018-12-03 조회수 55 추천수 4

 흩어지고 모이고

 

한 여인의 등장으로 조용하던 집의 분위기가 약간은 소란스럽기까지 하다. 후웨이남옌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후 뽀로목회자 집에서 사람들을 기다리는데 목회자의 셋째 딸 나린다가 들어온 것이다.

그를 처음 만난 것은 두 달 전에 신학교에서 주일 예배를 드릴 때였다. 한 여인과 두 딸이 늦게 들어오는데, 옷차림이 카렌옷이지만 예사스럽지 않았고 두 딸이 혼혈이어서 눈에 들어왔다. 나린다라는 이 여인은 처음 얼굴을 보지만 6년전에 계기가 신학교기숙사 건축 모금을 할 때 그의 이야기를 여러 교회에서 소개하였던 여인이다. 그의 아버지 뽀로전도사는 후웨이남옌 교회 담임목회자로 목회자훈련원에서 훈련을 받았기에 2동안 가까이 지냈던 분이다. 6년전에 신학교기숙사 건축할 때 그 아버지를 통하여 스위스에 시집간 딸 이야기를 듣고 건축헌금에 대한 도전을 하였더니 스위스에 있는 딸이 그 소식을 듣고 선 듯 10000받을 하였다.

제법 오래되었지만 헌금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였더니, 반갑게 인사를 하면서 두 딸에게 핀잔 겸 도전을 주었다. 한국사람도 카렌말을 하는데 너희들도 모국어인 카렌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2주전에 갑자기 연락이 왔는데 교회 첫 추수 감사행사가 있다고 아내와 초청을 한 것이다. 아버지인 뽀로 사역자에게 연락을 하면서 참석을 하여 신학교관련 이야기도 한다고 하였다. 사실 나의 주목적은 감사절참석보다는 신학교운영을 위한 모금에 더 목적이 있었다. 예배 중간에 신학교관련 나눔을 시간을 주었다. 변화하는 카렌과 태국 상황 그리오 이에 따른 새로운 리더십의 필요와 신학교의 역할 그리고 성도들의 역할과 책임을 나누었다. 기도와 헌금을 통하여 그리고 좋은 예비자원들을 보내달라고 하면서 정리하였다.

 

예배 후에 풍성한 잔치를 한 후 목회자의 집에서 기다리는데, 나린다가 들어온 것이다.

그냥 혼자 온 것이 아니라, 동생들과 같이 왔다. 일단 본인은 2019년부터 3년동안 매년12000(400)을 한다고 했다. 도울 곳이 많기 때문에 일단 3년하는데 더 많이 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같이 온 동생에게도 헌금 제안을 한다. 동생도 주저하지 않고 작정을 한다. 매달 500받씩 1년에 6000(200)을 한다고 했다. 너무 부담되지 않겠는가 라고 했더니 괜찮다고 하였다.

이어서 나린다는 마침 찾아온 동생의 남편인 제부에게 헌금에 대한 도전을 준다. “사람을 세우는 중요한 일이 제부가족도 같이 참여하도록 하시지요머뭇거리던 제부도 1년에 6000받을 하기로 약정을 하였다.

예배를 마친 직후 교회에서 그녀의 아버지인 뽀로목회자는 가장 먼저 약정을 했는데 1년에 1500(50)5년하기로 하였다. 이 액수는 그 자체로 많지 않지만 그의 사례와 상황을 고려하면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그의 월 사례비가 1300받이니 그의 한달 사례비보다 많은 것이다. 가난하지만 분에 넘치는 헌신을 한 아버지의 신앙의 DNA가 딸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어 있었다. 한 가족이 신학교를 위하여 1년에 약 800불을 하기로 한 것은 이들의 형편과 상황을 생각하면 마게도냐교회 같은 헌신이다.

 

세계는 지금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이유 등으로 본인의 고향을 떠나 흩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태국카렌의 시골마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후웨이남옌이라는 카렌마을에 있는 뽀로목회자의 가정은 그런 흩어짐의 대표적인 가정이다. 한 딸은 스위스로, 한 아들과 사위는 한국노동자로 갔다. 사위는 사업을 위하여 치앙마이의 한 지역에 살고 있다. 집에는 교육대학을 마친 딸이 고향에 있는 학교에서 가르치기 때문에 돌아왔고 나머지 식구들은 다 흩어졌다. 나린다는 스위스가 처음 이주한 곳은 아니었다. 가기 전에는 치앙마이에서 성경공부를 하였고, 싱가폴에서 영어공부를 한 후 다시 치앙마이로 돌아왔다. 치앙마이에서 일을 하던 중에 스위스남자를 만나서 그곳으로 간 것이다.

 

흩어짐은 위기이지만 기회이다. 나린다라는 여성은 스위스에 가서 살지만, 신앙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리고 같은 민족의 문화와 언어를 발전시키고 변화하는 후세들의 신앙교육을 담당할 신학교 발전 소식을 들었을 때 주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심지어 동생들도 격려하여 적지 않은 헌금작정을 참여하도록 하였다. 사실 신학교를 잘 모르고, 직접적인 관계도 없지만 이들의 미래를 세우는 지도자를 키우는 일에 바로 반응을 한다. 어쩌면 그녀가 흩어져 살면서 민족에 대한 소속감을 더 느끼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오늘은 흩어진 사람들이 다시 모였다. 스위스와 태국의 도시로 흩어졌다가 다시 만난다. 흩어져 있지만 카렌이라는 민족의 정체성과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잘 간직하고 살아가고 있었다. 카렌민족의 미래를 이끌어갈 지도자양성을 위하여 같이 헌신을 다짐하였다. 이렇게 모이는 기회가 드문데,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자리임을 느낀다.

 

4시간 걸려서 집으로 오니 어둑해진 저녁시간이다. 식사를 아내와 한 후에 한국에 간 뽀로목회자 사위와 통화를 한다. 만난 적은 없지만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한국 영암에서 생활을 하는데, 오늘 만난 이야기를 하였다. 흩어진 목적을 나눈다. 집을 지을 만한 정도의 돈을 마련하면 오겠다고 하는 그에게 다른 도전을 준다. 그것은 그곳에 인도하신 하나님의 뜻을 생각하는 것이다. 30여명의 타이인들이 같이 일을 하는데 아무도 믿지 않는다고 한다. 그들에게 빛을 비추는 것에 대한 도전이다. 그리고 한국고용주에게도 빛 된 삶을 사는 것에 대한 도전이다. 그렇게 살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부탁한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빛 된 삶을 살기를 기도하였다.

 

이제 모인 식구들은 다시 흩어질 것이다. 고향의 상황과 전혀 다른 곳이지만 지켜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신앙과 민족정체성이다. 그것은 폐쇄적 정체성이 아니라, 그 곳에 속한 사회와 국가의 정체성과 하나님 나라의 정체성을 가지는 것이다. 유대인 디아스포를 통하여 바울의 중요도시에서 사역을 예비하셨던 하나님은 오늘도 동일하다. 흩어지게 하고 다시 모이게 하면서 복음이 그들을 통하여 흘러가는 것이다. 포로가 잡혀가 흩어졌던 이스라엘의 흩어진 자들은 초기기독교확장에 가장 중요한 교두보를 만들어주었다. 오늘 많이 흩어진 이주민들의 역사는 우연한 것이 아니다. 뽀로목회자와 그의 딸 라닌다는 어떻게 흩어지고 모여야 할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me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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